국회 단일 최대 인원을 보유한 단톡방 국회익명협회 일명 국익협을 아시나요? 많은 국회 관련 인원이 있는 만큼 다양하고 빠른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곳인데요. 신년을 맞아 셀럽이 국익협의 방장인 댕댕님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셀럽이 국회 보좌진을 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만큼, 그 의미가 더 깊을 것 같습니다. 국익협의 방장 댕댕님에게 궁금했던 것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세요.
익명 단톡방의 특성상 인터뷰도 익명으로 진행된 점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국회에서 7년째 보좌진으로 근무하고 있는 댕댕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매일 뉴스를 보며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시절 지역구 국회의원님의 활동을 보며 자연스럽게 정치인의 꿈을 품게 되었고, 싸이월드를 통해 의원님과 소통하며 정치에 대한 동경이 더욱 깊어졌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다양한 대외활동을 경험하며 정치와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에 대해 배웠고, 자연스럽게 정당 대학생위원회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어린 시절 싸이월드를 통해 교류하던 의원님께서 직접 제안해 주신 인연으로 국회에서 보좌진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국회에서의 첫 시작은 수행비서였습니다. 수행비서로 2년간 근무하며 의원님의 일정과 정무적 판단을 보좌했고, 이후 정책비서로 역할을 확장하며 입법 과정과 정책 기획 전반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정치의 본질은 결국 ‘사람’이며, 보좌진은 정책과 입법을 통해 현실에 변화를 만들어가는 역할을 합니다. 현재도 모시는 의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국민을 위한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동료 보좌진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에서 깊은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회익명협회 소개
국회익명협회(이하 국익협)는 국회에서 근무하는 1,300여 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익명 기반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입니다. 말 그대로 익명성을 원칙으로 운영되며, 방장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신분이 익명으로 유지됩니다. 그러나 참여자는 모두 국회 구성원이기 때문에 업무와 관련된 전문적인 정보부터 국회 내 다양한 이슈까지 폭넓게 공유되는 공간입니다.
특히, 최근처럼 정치적 입장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환경 속에서 국익협은 ‘우리끼리는 싸우지 말고 함께 도와주자’는 취지를 바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오로지 실질적인 정보 공유와 업무 효율성 증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는 발언은 서로 자제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국회는 그 어느 조직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업무가 진행되며, 정확한 정보의 신속한 습득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국익협은 국회 내·외부의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공유하는 것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또한, 허위 정보 유포를 방지하기 위해 운영진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게시할 경우 즉각적으로 강퇴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국익협을 만들게 된 계기
국익협이 처음 만들어진 2020년 1월 당시, 국회 내에는 익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블라인드 국회 라운지조차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고, 국회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전무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한 국회사무처 직원이 ‘국회 구성원들이 익명으로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국익협을 만들었고, 이후 자연스럽게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습니다.
저는 2020년 중반, 기존 방장으로부터 국익협 방장을 물려받아 국익협의 초창기 취지를 그대로 이어가며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든 국익협은 단순한 익명 채팅방을 넘어, 국회 직원들이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실질적인 정보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취지가 변함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익협을 운영하면서 기억나는 일
국익협은 1,300여 명의 국회 구성원이 함께하는 공간인 만큼, 모두가 공감하는 사안이 생길 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2년 10월 겨울철 결빙을 대비해 국회사무처가 의원회관 뒤 연못의 물을 모두 뺀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국익협 구성원이 우연히 연못을 지나던 중, 바닥에 남겨진 금붕어들이 숨을 헐떡이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이 장면은 곧바로 사진과 함께 국익협에 공유되었고, ‘금붕어를 구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순식간에 들끓었습니다. 결국 해당 사안이 빠르게 국회사무총장께 전달되었고, 국회사무총장께서 직접 금붕어 구출을 지시하시면서 즉각적인 구조가 이루어졌습니다.
이외에도 국회 고성연수원의 반려동물 숙소 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진 끝에, 반려동물 숙소 내 침대 계단 설치와 베란다 난간 틈새 보강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국정감사 시즌처럼 야근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직원들끼리 비대면으로 간식을 나누는 등 따뜻하고 훈훈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국회의 익명 유명인(?)이 되었는데 관련한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는지?
국익협은 철저한 익명성을 원칙으로 운영되는 커뮤니티지만, 놀랍게도 많은 분들이 방장의 신상을 알고 계신 듯합니다.
특히 제가 한강대교에서 투신을 시도하던 청년을 구한 일이 기사화된 적이 있었는데, 몇 개월 동안 잊힐 만하면 국익협 회원들이 해당 기사를 다시 찾아 공유하는 바람에 기사에 실린 제 사진이 방을 도배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당시 해당 기사를 삭제하면 방장과 동일 인물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 되고, 그대로 두자니 제 사진이 계속 노출되는 상황이어서 지울 수도, 그대로 둘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익협은 저에게도 국회 생활 중 많은 도움을 준 소중한 커뮤니티입니다. 그래서 제 결혼식에 국익협 회원들을 초대했는데,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주셨습니다. 특히 몇몇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화환을 보내주었고, 일부 회원들은 결혼식 방명록과 축의금 봉투에 자신의 국익협 닉네임을 남기는 유쾌한 흔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향후 국익협이 나아갈 방향 혹은 계획
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국익협 회원들에게 “국익협이란 어떤 공간인가?”를 물었습니다. 회원들은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남겨주셨습니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 ‘힘이 되는 가족’, ‘형아들이 가꾸어둔 우리들의 쉼터’, ‘내 지능의 연장선’, ‘진짜 국회 때려치고 나가려고 수십 번 생각하며 제정신 아닐 때가 있었는데 여기 덕분에 버텼다’, ‘얼굴 몰라도 믿을 만한 사람들’, ‘둥지’, ‘도란도란 얘기하는 맘 편한 곳’, ‘진영 떠나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는 곳’, ‘뜻밖의 엉뚱함과 따뜻하게 위로 받는 곳’, ‘선물 포장지 같은 존재’, ‘같은 직군에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통하는 농담과 공감할 수 있는 속마음’, ‘해우소. 많은 걸 털고 간다’ 등의 댓글을 남겨주셨습니다.
국익협이 생긴 지 어느덧 5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회원 분들이 국익협을 이토록 따뜻한 공간으로 평가해 주신 데 대해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앞으로도 국익협은 국회의 대표적인 익명 커뮤니티로서, 중요한 정보를 빠르게 나누고 때로는 익명의 힘을 빌려 속 깊은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국익협은 1,300여 명의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모두가 국익협을 아끼고, 함께 성장시켜 나간다면 앞으로도 국익협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커뮤니티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국익협에 대한 시각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익협은 아침마다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일과 중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일정까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공간입니다. 특히, 주요 찌라시 유통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러나, 사담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 또한 국익협의 특징이자 단점으로 지적되곤 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잠깐만 자리를 비워도 읽지 않은 메시지가 수백 개씩 쌓이는 일이 흔합니다. 또한 최근 텔레그램에서 운영되던 한 찌라시 공유방이 사라지면서, 순수하게 정보만 제공하는 커뮤니티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국익협의 일상대화가 많은 점이 단점이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익협은 각박한 국회 생활 속에서 동료들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같은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고 고민을 나누며, 소소한 이야기까지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국익협이 가진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국익협은 사담에 대하여 제재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익협은 언제든지 속 깊은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친구와 선·후배가 있고, 모르는 것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줄 동료들이 있는 공간입니다. 단순히 익명 채팅방이 아니라, 서로의 업무 환경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국회 구성원들의 ‘쉼터’같은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보좌진으로서 향후 계획·목표가 있다면
항상 매사에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0대 국회부터 보좌진으로 일하면서, 제가 모시는 의원님을 총선에서 승리로 이끌어 드린 경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쉽고도 남은 과제입니다.
21대 총선과 22대 총선에서 패배를 경험하며, 보좌진으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에 대해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가장 큰 목표는 제23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반드시 승리를 이끌어 내는 것이며, 이를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총선 승리는 단기적인 목표일 뿐입니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보좌진으로서 일정 기획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저의 최우선 목표입니다.
단순히 모시는 의원님의 일정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메시지를 어떤 방식과 장소에서 전달해야 가장 효과적인지 기획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연평도 포격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평소 입던 양복이 아닌 가죽잠바를 입고 합참 지휘통제실을 방문해 강경 대응 메시지를 낸 사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서울성모병원에서 ‘문재인 케어’를 발표하며 정책의 상징성을 극대화한 사례처럼, 일정 자체가 곧 강력한 메시지가 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관련 책을 읽고 공부하면서 일정 기획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작동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선거 기간에는 ‘강아지의 날’에 맞춰 유기동물센터 방문 일정을 기획하는 등, 실무에서 직접 적용하며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략적 일정 기획 전문가로 성장하여, 메시지의 힘을 극대화하는 기획 능력을 갖춘 보좌진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의원님의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정무적 설계자’로 자리 잡는 것이 제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동료 보좌진에게 하고 싶은 말
국회 보좌진. 참으로 치열하고, 때로는 벅찬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일정이 쏟아지고,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늘 최선을 다해 대응하며 하루하루를 버텨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숨 가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해내고 있는 모든 선배, 동료 보좌진들에게 깊은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동료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회라는 공간에서 함께 부대끼며 일하고 있는 모든 보좌진들에게, 그리고 이 글을 읽고 계신 각 기관 및 기업 관계자, 기자 분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터뷰해주신 댕댕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