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만 또 잘 모르는 세계가 있죠. 바로 정치 컨설턴트의 세계인데요. 국회 보좌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국회 보좌관 출신으로 (주)윈지코리아컨설팅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민주 이사님을 만나 정치 컨설턴트의 세계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업무, 급여 조건 등, 다른 곳에서는 들을 수 없는 정치 컨설팅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인터뷰였습니다.
🎙️국회 보좌진이 된 계기
증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금이나마 그 뜻을 받들어 사회에 봉사해야겠다고 고민하고 있었던 차에 인연이 있던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소개로 2014년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박광온 후보를 만나 캠프에 합류했습니다. 이후 박광온 의원이 당선되어서 국회 비서관으로 국회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평상시 지방자치 분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경기도지사에 출마하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도움을 드리고자 경선 전에 캠프에 합류하였습니다. 하지만 경선에 졌고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김동연 지사 캠프에 곧바로 합류했습니다. 당선 후에는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에서 일을 하다 이직을 했습니다.
🎙️정치 컨설턴트가 된 이유?
"정치인들 도와주고, 상담해주고, 연결해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보좌관 출신들이 보통 택하는 길은 선출직으로 출마를 하거나 아니면 기업체 대외협력 부서로 많이들 갑니다. 보좌관을 전문직으로 해서 은퇴까지 가는 경우는 아직까지는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점차 보좌관을 전문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아 향후에는 변화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아직까지는 보통 보좌진 후배한테 길을 열어주고 새로운 선택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기업 대관보다는 생계도 챙기고 나라를 위해 다소 보람 있는 일을 찾아보다가 정치선거 컨설팅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좋은 정치인을 발굴해서 정치권에 입문하도록 하는 것도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외에 있는 정치인들은 여러모로 힘든데 정치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한다고 보면 그런 분들을 지원하는 역할도 할 수 있습니다.
국회를 나와서 대관으로 가는 길도 있었지만 저하고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초에 보좌진에 입문한 것은 나라와 당에 기여하고 싶어서였기 때문에 경제적인 욕심보다는 정치인들 도와주고, 상담해 주고, 연결해 주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회 보좌진과 정치 컨설턴트를 비교한다면?
"임금은 보좌진과 비교했을 때 비슷합니다. 하지만 컨설턴트 중에 A급이신 분들은 경제적으로 꽤 많은 수입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회 보좌진은 모시는 의원이 헌법기관이고 선출직이므로 예의 바르게 모셔야 된다는 개념이 잡혀있습니다. 하지만 정치 컨설턴트는 자유롭습니다.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좀 더 자유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금은 보좌진과 비교했을 때 비슷합니다. 하지만 컨설턴트 중에 A급이신 분들은 경제적으로 꽤 많은 수입이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직업의 안전성으로 보면 국회 보좌진과 대동소이합니다. 내가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 직업의 안정성은 따라온다고 봅니다. 실력과 경험을 보증할 수 있는 국회 보좌진 출신을 컨설팅 업계가 선호하긴 합니다. 정치 컨설팅 회사에 있다가 다시 국회 보좌진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보좌진 출신 중에 이에 서투르신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정치 컨설팅 회사의 일반 직원은 영업을 하지는 않습니다. 주로 고객의 연락이 오면 상담해 주는 일을 하곤 합니다. 오히려 높은 직책일수록 사람을 만나서 제안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업이라고도 볼 수 있지요.
평소 저희는 주로 정치인 컨설팅을 합니다. 다른 주요 고객으로는 공공기관, 지자체, 중앙부처가 있습니다. 선거 때가 오면 선거에 집중합니다. 인적 네트워크가 있어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교육 사업도 진행합니다.
기본적으론 저희는 여론조사 기관입니다. 소수의 인원이 만나서 의견을 나누고 그 결과를 가지고 정무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정치인이나 참모에게 상당히 위험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선거 컨설팅의 기본은 여론조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 듣고 제대로 분석해서 이에 의거한 과학적인 컨설팅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보좌진의 커리어로 봤을 때, 정치 컨설턴트란 직업은?
"더 폭 넓은 사고와 깊은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굉장히 좋은 길이라 생각합니다, 매력적이죠 ~ 재미있고 보람 있고. 다만 돈을 많이 벌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길이긴 합니다. 하지만 어차피 돈이 목적이었으면 처음부터 보좌진을 안 할 것 아닌가요.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정치 컨설턴트는 좋은 직업인 것 같습니다. 보좌진의 길과 정치 컨설턴트의 길이 다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큰 카테고리 안에서 같이 간다고 볼 수 있는데요. 보좌진보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이를 통해 더 폭넓은 사고와 깊은 네트워크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후배 보좌진에게 하고 싶은 말
"'높은 위치에 있다고 오만하지 말고 낮은 위치에 있다고 비굴하지 말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좌진을 하면서 제일 고민되었던 것은 보좌진으로서의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과 모시는 의원만을 위해 일하게 되는 현실이 가끔 부딪히면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 같은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닫혀 있기보다는 다양한 동료 보좌진들과 타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귀를 열고 입을 닫으며 사고와 행동의 중심을 잡아나가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보좌진은 사람이 성장하기에 좋은 직업입니다. 사람 한 명, 한 명 만날 때마다 진심으로 만나셨으면 합니다. 저는 얼마 전 업무차 지방에 한 군청을 가서 주무관님 한 분과 인사를 하게 되었는데 국회에서 저를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제가 따뜻하게 대해주었다고 하는 기억을 그분이 갖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르더라고요. ‘높은 위치에 있다고 오만하지 말고 낮은 위치에 있다고 비굴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잘 모르지만 일반 국민들은 국회에서 일한다는 것만으로도 우리 보좌진에 대한 기대감과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의원보다는 먼저 국민을 모시는 공무원으로서 태도를 갖추고 일하다 보면 평판도 좋아지고 사회 각계각층에서 우선적으로 찾는 인재가 될 것으로 봅니다.
정치 컨설턴트에 대해 진솔한 인터뷰를 해주신 김민주 이사 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