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의 정치 이슈 심층 분석
6.3 재보궐, 미니 총선이 될까? 현역 의원들의 눈치게임
- 현역 의원들의 복잡한 출마 셈법, 지역별 정무적 전략 완전 해부
판 커지는 보궐선거, 의석 한 석 그 이상의 가치
6.3 지방선거가 100일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 못지 않게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대한 관심도 뜨겁습니다. '미니 총선'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공직선거법 제195조 제1항과 제200조 제1항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의 빈자리가 발생하는 경우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거를 실시하게 됩니다. 2월 25일 현재 재보궐선거 실시사유 확정상황에 따른 선거구는 인천 계양구을, 충남 아산시을, 경기 평택시을, 전북 군산시김제시부안군갑 총 네 곳입니다. 그러나 6월 3일에 재보궐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구가 네 곳을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직 국회의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선거에 입후보하는 경우 선거일 전 30일까지 그 직을 그만두어야 합니다. 즉, 현직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직을 사퇴해야 하고, 사퇴로 인해 빈자리가 생기면 해당 선거구에서 새로운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보궐선거가 실시됩니다.
현재까지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가 예상되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에 각 당의 공천 결과에 따라 10여 곳까지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또, 현직 의원의 출마로 인해 보궐선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구 중, 심도 있는 정무적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지역구들이 있습니다. 각 당이 확보하고 있던 지역구에서 보궐선거가 발생하게 되는 경우 해당 지역구를 다른 당에게 빼앗기지 않도록 사수해야 합니다. 이는 다른 당의 지역구를 빼앗아 올 기회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보궐선거에서 빼앗거나 빼앗기는 지역구는 단순히 국회의원 의석 1석이 아닌 더 큰 정치적 의미를 갖습니다.
출마자 입장에서도 신중해야 합니다. 의원직을 사퇴하고 출마했는데 낙선해버리면 야인의 생활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방선거 출마자를 내야 하는 각 당과 출마를 고민하는 현역 의원들의 정무적인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서울 — 나경원 의원, '동작을'을 버릴 수 없는 이유
서울에서는 국민의힘의 셈법이 복잡해보입니다. 당초 국민의힘의 서울시장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나경원 의원이 유력하다고 보여졌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나 의원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나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을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힙니다. 지난 22대 총선에서 나 의원의 동작을, 김재섭 의원의 도봉갑, 조정훈 의원의 마포갑은 국민의힘에게 유리한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소위 후보 개인기로 당선됐다고 평가 받는 지역구입니다. 나 의원이 최종 후보가 되는 경우 국민의힘이 동작을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나 의원 개인의 측면에서도 나 의원은 동작을에 네 번 출마해서 세 번 당선됐는데, 21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유 중 하나로 지역구 관리가 소홀했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22대 총선에서 다시 당선되어 정치적 재기의 발판이 된 지역구를 외면하는 것이 나 의원의 앞으로의 정치적 행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지역구를 지키면서 여러차례 고배를 마셨던 당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부산 — 민주당이 가진 유일한 교두보, '북구갑'의 딜레마
더불어민주당은 부산에서 고심이 깊습니다.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전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갑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북구갑은 더불어민주당의 험지인 부산에서 민주당이 유일하게 확보하고 있는 곳입니다. 전 의원은 지난 18대, 19대 총선에서 부산 북구강서구갑에 출마하여 낙선하였고, 20대 총선 당선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연임 중입니다.
현재의 북구갑은 22대 총선에서 강서구 선거구가 신설됨에 따라 기존 북구강서구갑이 북구갑으로 변경된 것입니다. 변경되면서 북구강서구갑에 포함돼있던 만덕1동이 북구을로 빠지게 됐습니다. 21대 총선에서 만덕1동의 52.96%가 전 의원에게 투표했던 반면, 22대 총선에서는 북구을 후보로 출마한 정명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48.57%가 투표하면서 만덕 1동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았던 결과를 보였습니다. 즉, 전 의원의 연임은 해당 지역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아닌 전 의원 개인에 대한 지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전 의원이 부산시장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북구갑을 지키기 위해 어떤 후보를 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상황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조국 대표는 북구갑 외에도 많은 재보궐 지역에서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여권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반면, 북구갑을 탈환해야 하는 국민의힘에서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박 전 장관은 전 의원이 낙선했던 18대, 19대 총선에서 전 의원을 상대로 승리하고 북구강서구갑 재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인물입니다. 지역에 대한 연고는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22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을에 출마했던 점이 북구갑 유권자들에게 거부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북구갑 후보로 출마했던 서병수 전 부산시장의 재출마도 예상됩니다.
'4월 30일 이후 사퇴' — 지역구 내주지 않는 묘수, 하지만 리스크도 있다
민주당의 어려운 상황에 전 의원이 4월 30일 이후 사퇴를 선택할 가능성마저 거론됩니다. 보궐선거가 이번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려면 4월 30일까지 재보궐선거 실시사유가 확정되어야 합니다. 즉, 4월 30일까지 국회의원이 사퇴하는 지역구에 한해서 6월 3일에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가 실시될 수 있으며, 그 이후로 재보궐선거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내년 4월에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됩니다. 그런데, 현역 국회의원은 선거일 30일 전에만 사퇴하면 되기 때문에 5월 4일까지 사퇴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현역 의원이 출마하는 경우 5월 1일에서 5월 4일 사이에 사퇴한다면 그 지역구는 2027년 4월에 보궐선거가 실시됩니다.
이러한 규정에 의해 당장 지역구를 넘겨주지 않겠다는 의도로 4월 30일 이후 의원직 사퇴를 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 해당 지역은 약 1년 동안 국회의원이 공백인 사태가 발생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왔던 지역 유권자들의 비토 기류를 발생시킬 수 있고, 그 분위기가 부산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전 의원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많은 정무적인 고민이 필요한 전략입니다.
인천 — 이재명 대통령의 빈자리 '계양을', 보은(송영길) vs 복심(김남준)의 충돌
인천에서는 박찬대 의원의 인천시장 출마가 유력한 가운데, 공백이 생기게 되는 연수갑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궐선거가 이미 확정된 계양을에 대한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검찰의 상고 포기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불이 지펴졌습니다. 송 전 대표는 무죄 확정 이후 계양을로 주소를 옮기고 민주당 인천시당에 복당 신청을 하면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계양은 송 전 대표가 5선 국회의원을 지냈던 지역입니다.
한편 송 전대표의 무죄가 확정된 날,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불리는 성남-경기 라인 4인방 중 한 명인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일찍이 김 전 대변인은 지난 12월 25일 이 대통령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 위치한 해인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당시 현장에 동참하며 ‘지역구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에서 낙선했을 당시, 2022년 6.1 지방선거에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면서 송 전 대표의 지역구였던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대선 패배 후 3개월만에 원내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 대통령으로서는 송 전 대표에게 정치적 빚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 전 대변인도 이 대통령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히기 때문에 당내에서 송 전 대표와 김 전 대변인에 대한 교통 정리에 애를 먹는 모습입니다. 아직까지는 두 후보 모두 양보할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김 전 대변인을 계양을로, 송 전 대표를 연수갑으로 정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계양을 후보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나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거론됩니다. 원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 계양을에 출마해 이 대통령과 대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계양을 선거는 ‘미니 대선’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김 전 지사도 21대 대선에서 이 대통령과 맞붙었습니다. ‘정치적 체급’이 큰 인물들과의 대결을 본인의 선거를 치러보지 않은 김 전 대변인이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대구 — 보수의 성지, 변수는 경선 결과
국민의힘은 텃밭인 대구에서 소란스럽습니다. 현역 의원이 5명이나 출마를 선언했음에도 보궐선거가 실시되는 지역구가 생길 것이냐 생기지 않을 것이냐를 두고 예측이 난무합니다. 대구 지역 보궐선거 유무와 관련한 가장 뜨거운 관심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출마 여부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대표도 조국 대표와 마찬가지로 재보궐선거 지역 곳곳에 이름이 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구에 더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대구 지역이 확실하게 보수 세력에 대한 지지세가 높다는 부분에 있습니다.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곳에서 한 전 대표의 출마로 보수표가 분산되어 민주당이 당선될 경우 한 전 대표는 해당 지역 야권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수 유권자들의 표가 분산되더라도 보수 후보가 당선될 것이 유력한 지역에 출마하는 것이 부담을 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정치인의 속내는 말이 아닌 발을 보라고 합니다. 25일부터 시작된 한 전 대표의 전국 순회의 시작이 대구라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대구시장 최종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셈법은 다시 복잡해집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 중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상당한 지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전 위원장이 경선에서 승리해 최종 후보가 된다면 대구 지역에서는 보궐선거가 실시되지 않습니다.
미니 총선? 현역 의원 출마의 이면 — 사퇴시한 30일 vs 90일
이 외에 경기, 대전, 충남 등에서도 많은 현역 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보궐선거를 둘러싼 다양한 경우의 수를 분석하고 ‘미니 총선’이 예상된다며 떠들썩하지만, 의외로 결과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역 의원들 못지 않게 현역 단체장들의 재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예측하기 힘든 부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현역 의원들의 광역단체장 출마 선언이 이어지는 이유가 단지 본인의 정치 활동을 위해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출마를 이유로 선거 운동을 하게 되면 전국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현직 국회의원은 선거일 전 30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경선이 사퇴기한 전에 마무리 되기 때문에 경선에서 탈락하게 되면 지역구로 돌아가 본인의 의원 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선거 운동 중간에 불출마를 선언해도 무방합니다.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사퇴기한도 공직자 사퇴기한인 선거일 전 90일로 일치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