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월 19일 본회의에 공소청·중수청 설치법을 상정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과 정부, 청와대가 합의를 도출해낸 결과입니다. 공소청·중수청법에 대해 당·정·청의 합의가 난항을 겪는 분위기 탓에 3월 말, 4월에나 합의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이 빠른 정리를 이루어 냈다는 평가입니다.
최종적으로 본회의에 상정될 공소청·중수청법은 재수정안으로, 2월 24일 재입법예고한 수정안에 이어 한 번 더 수정을 거친 세 번째 법안입니다. 지난달 22일, 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공소청·중수청법 수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로 했고, 24일 수정안이 재입법예고됐습니다. 3월 3일 국무회의에서 수정안을 의결하고 국회에 제출했는데, 소위 ‘강경파’들의 반대가 계속됐습니다.
쟁점이 됐던 부분은 크게 다섯 가지로 보입니다. ①검찰총장의 명칭 변경 ②기존 검찰청 검사 면직 후 공소청 검사로 재임용 ③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의 3단계 구조 ④중수청의 공소청에 대한 사건 입건 통보 의무 ⑤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 등입니다.
최종안은 ①검찰총장의 명칭은 공소청장으로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기로 했고, ②면직 후 재임용이 아닌 종전 검찰청 검사를 공소청 검사로 보기로 했습니다. ③공소청-광역공소청-지방공소청으로 3단계 구조는 유지하되 명칭은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④중수청이 공소청에 사건 입건을 의무적으로 통보하게 하는 등의 내용이 있는 중수처법 45조는 삭제됐고 ⑤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도 삭제됐습니다.
최종안을 두고 결국 강경파의 뜻대로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강경파의 반발에도 핵심 내용은 정부안대로 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승리’인지, ‘강경파의 승리’인지 승패를 가르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강경파의 주장이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기준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X를 통해 명확히 의견을 밝힌 부분은 모두 반영됐다는 점에도 주목해볼 수 있습니다.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이 갖는 상징성 때문에 개혁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강경파들은 ‘공소청장’으로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헌법에 '검찰총장'이 명시돼있기 때문에 '공소청장'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정부의 판단에 ‘공소청장은 검찰총장으로 보한다’는 내용으로 정부안을 수정하면 된다고 제안하는 등 명칭 변경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검찰청 검사 일괄 면직 후 재임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개혁에는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추미애 의원은 본인의 SNS에 “2차 정부안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 채택 여부를 위한 의총 과정에서 치열한 토론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합의되지 않은 정부안’으로 선을 그으며 비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X를 통해 검찰총장 명칭과 관련해서 “위헌 논란 소지를 남겨 반격할 기회와 명분을 허용할 만큼 검찰총장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굳이 바꾸어야 할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고, 검사의 재임용과 관련해서는 “재임용 기준도 불명확한 마당에 사조직화 주장 등으로 반격할 여지를 만들어 주면서까지 검사 전원 해임 선별 재임용이라는 부담을 떠안을 이유도 분명치 않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 수정안은 정부안이 아니라 당정협의안’이라며, 특정하진 않았지만 추 의원을 비롯한 강경파를 향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만의 하나라도 누군가의 선명성을 드러내거나 검찰개혁의 본질과 무관한 다른 목적에 의한 것이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대목은 경기도지사 후보에 출마한 추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X에 뜻을 밝힌 뒤 바로 다음날인 17일, 정청래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안을 발표했습니다. 난항을 겪던 논의가 빠르게 정리됐습니다. 강경파의 삭제 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내용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한 발 물러섰다는 평가도 있지만, 이 대통령이 언급했던 사안들은 삭제되지 않고 모두 유지됐습니다. 정부안에 연일 반대하던 추 의원은 ‘당과 정부, 청와대가 함께 협력하며 숙의와 토론을 이어온 이번 검찰개혁안은 국민과 당·정·청이 함께 만든 이재명 국민주권정부의 상징’이라며 자세를 낮췄습니다.
이번 과정이 지지자들에게 ‘이 대통령이 강경파의 의지를 꺾지 못 했다’는 평가를 받기보다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갈등을 조율했다’고 각인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 이 법안은 사실상 거대 여당이 지키고 있는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예고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이번 공소청·중수청 입법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개악으로 기록될 것", "수사권과 기소권을 기형적으로 분리해 놓은 이 체제 하에서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피눈물을 흘리는 우리 국민들"이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정부와 여권 내에서도 논란이 컸던,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시도되는 이번 '검찰개혁'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여권의 바램대로 정의를 구현할지, 아니면 반대 측의 주장대로 국민에게 피해로 다가올지, 검찰개혁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