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의 정치 이슈 심층 분석

🗳️ '줄투표'의 벽 앞에 선 소수정당, 6.3 지선 생존 전략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후보 공천과 당내 경선으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제3정당, 군소정당은 이렇다 할 관심을 끌지 못 하고 있습니다.

 

한 명의 유권자가 7개나 되는 투표용지를 받는 탓에, 단체장부터 지방의원까지 동일한 당 후보를 줄줄이 찍는 이른바 ‘줄투표’ 경향이 강한 지방선거에서 소수정당의 어려움은 더 깊어집니다. ‘줄투표’는 유권자가 지지하는 정당 또는 지지하는 광역단체장이 속한 정당의 후보를 차례로 찍는 현상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광역단체장으로 출마하는 후보는 인지도가 높아 유권자가 인지하고 선택하지만, 지방의원으로 출마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관심도가 떨어지고 나아가서는 이름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권자의 ‘선택’의 기로는 광역단체장에 있고, 유권자는 본인의 첫 선택에 대한 연속성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군소정당은 ‘인물 부족’으로 광역단체장 후보를 내지 못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후보를 낸다고 해도, 거대 양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줄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은 지방선거에서 불리합니다.

 

3월 25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시·도지사선거(광역단체장) 정당별 예비후보자수는 조국혁신당 0, 진보당 6, 개혁신당 6, 정의당 1로, 16개 선거구의 절반도 후보자를 내지 못 한 상태입니다. 내부 절차가 진행중이라 아직 후보군이 명확하지 않다고 하여도 예비후보부터 등록해서 일찌감치 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한 군소정당의 입장에서 등록된 후보가 적거나 없다는 것은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상황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다만, 꼭 ‘광역단체장이 속한 정당 = 지지하는 정당’이 아닐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정당에게 불리한 정치 지형 속에서도 기대감을 갖게 됩니다.

 

 

🗳️조국혁신당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집권하고 난 뒤 진보와 개혁 목소리를 낮춘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조국혁신당의 선명성을 강조

 

창당 이후 처음으로 지방선거를 치르게 되는 조국혁신당은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적극적으로 경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보다 짙은 푸른색을 강조하면서 최대한 많은 후보를 내 성과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호남 지역에서는 특히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5일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집권하고 난 뒤 진보와 개혁 목소리를 낮춘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며 조국혁신당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이 현재까지 등록한 30명의 기초단체장 예비후보자 중 20명이 호남 지역의 후보자이며, 광역의원 18명 중 10명, 기초의원 116명 중 72명이 호남 지역 후보자로 등록한 상태입니다. 호남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기초의원을 가장 많이 낸 지역은 인천광역시로, 13명의 후보를 등록했습니다. 진보세가 강해지고 있는 인천으로의 진입을 통해 수도권으로 세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전망됩니다.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과의 합당을 재논의하기로 한 조국혁신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 단일화 등이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 민주당과의 연대 기회를 끌어내야 합니다. 조국혁신당의 효용을 보여야 추후 합당 논의에서 유리해질 수 있는데, 광역단체장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상황은 적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진보당

 

노동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정당인 만큼 ‘일자리’를 키워드로 부울경의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내세우는 전략

 

진보당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거대 양당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기초단체장 1명을 배출했고, 광역의원 3명, 기초의원 17명을 배출해 군소 정당 중 가장 많은 의석을 얻었습니다. 당시 진보당의 선전은 지역을 기반으로 조직력을 강화한 성과라고 평가 받습니다. 지방선거 실시 1년 전부터 후보를 선출하고 대중운동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 결과였습니다.

 

진보당은 현재 민주당, 국민의힘 다음으로 많은 후보를 낸 상태입니다. 특히, 경남 32명, 울산 28명, 부산 14명의 예비후보자를 등록했는데, 추가 공천을 통해 부울경에서 최소 80명, 많게는 100명의 후보를 출마시킬 예정입니다. 노동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정당인 만큼 ‘일자리’를 키워드로 부울경의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내세우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울산에서는 진보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종훈 전 동구청장과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상욱 의원의 단일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가운데 김 의원의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시장 단일화와 재보궐선거 지원의 맞교환이 이루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한편, 김재연 진보당 대표는 평택을 재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상태입니다.

 

 

🗳️개혁신당

 

AI 의제를 선점하고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여타 정당과 확연한 차별화

 

조국혁신당과 마찬가지로 개혁신당도 처음으로 치르게 되는 지방선거입니다. 개혁신당은 ‘99만 원 선거’를 시작으로 저비용 선거 전략을 내세워 출마 희망자들의 출마 문턱을 낮췄습니다. 후보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중대선거구제를 활용한 의회 진출을 목표로 합니다. 온라인 공천 신청과 공천심사를 수시로 한다는 점도 더 많은 출마자를 모으는데 한몫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AI 선거 사무장’에 이어 최근에는 ‘후원 자동화 시스템’을 발표하는 등 AI 의제를 선점하고 있는데, 이번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여타 정당과 확연한 차별화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의 지역구인 화성시을을 중심으로 한 경기 남부를 지역 기반으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개혁신당은 경기도에 가장 많은 기초의회 후보자를 등록한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세종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낸 개혁신당에 대한 또 다른 관심은 국민의힘과의 연대 여부입니다. 대구시장마저 국민의힘이 고전할 것이라는 분석이 속출하는 가운데, 개혁신당이 후보를 낸 여섯 개 광역단체 모두 국민의힘에게 어렵다고 평가되는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많은 인터뷰에서 국민의힘과의 연대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도 국민의힘과의 단일화 없이 개혁신당의 대선 후보로서 끝까지 완주한 모습으로 보아, 이번에도 단일화 같은 연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최종 후보가 될 경우, 이 대표와 오 시장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대 여부는 주목해볼 만한 부분입니다.

 

 

🗺️선거구 획정과 선거 제도 개편

 

단체장에 선출되기 힘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를 활용한 의회 진출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진보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은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전면 도입, 광역의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및 비례대표 정수 확대 등을 연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제3지대 정당들의 공통된 관심은 선거구 획정에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단체장에 선출되기 힘든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중대선거구제나 비례대표제를 활용한 의회 진출을 노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행 기초의원선거는 소수정당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선거구에 따라 2~4인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3인 이상 선거구가 되는 경우에는 거대 양당이 2석을 차지해도 나머지 1석을 소수정당이 차지할 여지가 있고, 2인 선거구가 되는 경우 소수정당의 의회 진입이 어려워집니다. 거대 양당을 득표율로 이기기란 힘든 일입니다.

 

문제는 기초의원 선거구 획정 권한은 각 지역 광역의회가 갖는데,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제출하는 3인 이상의 획정위안을 광역의회에서 2인 선거구로 수정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중대선거구제 도입의 취지를 살려 2~4인이 아닌, 3~5인의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3인 이상 선거구를 확대함으로써 소수정당의 참여를 확대하고 기초의회에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는 의도입니다.

 

3인 이상 선거구가 소수정당의 참여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면도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3~5인 선거구제 시범지역으로 30곳을 뽑아 선거를 치렀습니다. 그러나 시범지역 30곳에서 당선된 109명 중 소수정당 소속 당선자는 4명이었고, 나머지는 거대 양당이었습니다. 양당에 대한 표의 집중이 해소되지 않은 측면도 있고, 3인 선거구에서 양대 정당이 다수의 후보자를 공천한 영향도 있었습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비례의원의 5% 봉쇄조항입니다. 지방의회의원의 비례대표는 유효득표의 5% 이상을 얻어야 의석이 배분됩니다. 즉, 정당투표 득표율이 5% 미만인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 배분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2년 경기도의회 선거에서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공천을 받은 조귀제 정의당 후보는 3.6%의 득표율로 5% 득표율을 얻지 못 해 당선되지 못 했던 사례가 있습니다.

 

동일하게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득표율 3%의 봉쇄조항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월 29일, 헌법재판소가 이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2028년 총선부터는 해당 기준이 적용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이 결과로 인해, 2월 23일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과 시민단체는 5% 봉쇄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동시에 효력정지가처분도 함께 신청했습니다. 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에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봉쇄조항을 3%로 하향하거나 삭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상정됐다고 알려졌습니다.

 

정개특위는 이르면 3월 말, 늦어도 4월 16일 본회의 전까지는 논의를 마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비례대표 정수를 20~30%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지방선거 제도 개편과 선거구 획정 논의도 함께 진행됩니다. 소수정당은 정개특위의 논의 결과에 따라 당락에 영향을 받게 되고,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