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의 정치 이슈 심층 분석

국힘 승리 공식, '보수 결집'은 가능한가?

 

 

6.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들기 전부터 이번 지방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부분이었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상황과 유사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치른 ‘허니문 선거’였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7석 중 14석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치르게 되는 첫 선거입니다. 2018년 지선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년 1개월 뒤에 치러졌고, 이번 지선도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약 1년 뒤에 치러집니다.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이번에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석 중 경상북도지사를 제외한 15석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보수 진영은 와해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에 대해 지지자들 사이에서 분열이 일어났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 조치로 친한계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은 국민의힘에서 이탈했습니다. 장동혁 대표의 행보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며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내홍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도 보수층이 이탈하여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보수 분열로 유권자들은 선거에 대한 투표 의지가 낮아졌습니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은 기본적으로 30%의 보수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다고 알려져있는데,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율이 30%에 미치지 못 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선거를 30일도 안 남은 지금,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는 기류가 흐릅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보수 결집’의 조짐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정부와 여당이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습니다.

 

특히 여당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을 띄운 것이 보수 결집 현상을 불러 일으킨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조작기소 특검법은 지난 3월 구성됐던 국조특위 활동 종료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첩받은 사건에 대한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긴 것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특검에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조특위에서 다루지 않은 5개 사건이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특검 수사 대상 12개 사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사건입니다. 이에 야당은 ‘공소취소 특검법’, ‘셀프 면죄부 특검’으로 명명하고 연일 정부 여당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특검법 저지를 위한 연석회의를 가졌습니다. 민주당에게 험지인 보수세가 강한 영남지역에 출마하는 일부 민주당 후보들은 중앙당을 향해 재고해달라는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특검법 발의 이후 보수 결집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연임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신임 원내대표가 ‘지방선거 이후에 판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야권에서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슈를 부각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핵시설’ 발언으로 미국의 대북정보 공유가 제한된 부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 진영 유권자들은 한미 관계에 민감합니다. 미국-이란 전쟁, 쿠팡 문제 등 한국과 미국의 불안한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 이념, 안보 이슈는 보수 유권자를 결집시키기에 충분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위 이슈들은 국민의힘에서 만들어 낸 이슈가 아닌 정부 여당발 이슈입니다. 때문에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은 국민의힘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정부 여당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보수 유권자들의 투표 의지가 높아졌고 무응답·무당층에 포함돼있던 샤이 보수층이 의사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 외에도 하정우 전 수석의 ‘손털기 논란’, 정청래 대표의 ‘오빠 논란’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고공행진하는 여당 지지율이 아이러니하게도 야권 결집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보수 결집의 ‘조짐’이 보인다는 정도로,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이상 신호를 감지한 여당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의 ‘윤 어게인 공천’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태규 전 방통위 부위원장, 이용 전 의원, 대구시장에 추경호 전 의원을 공천한 것을 겨냥한 것입니다. 끝내 공천 신청을 철회하긴 했으나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천 신청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부산 북구갑에 출마하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과거 본인의 SNS에 “Yoon is back”이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사실도 재조명됐습니다. 현재는 박 전 장관이 작성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된 SNS의 글들은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사이의 갈등도 보수 결집의 방해 요소로 작용합니다. 부울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동훈 전 대표와 박민식 전 장관의 단일화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장 대표는 “제명했던 인사에 대한 연대는 다른 당과의 연대와는 분명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박 전 장관도 ‘단일화 가능성은 제로’라고 밝혔습니다. 한 전 대표와 박 전 장관은 오는 10일 오후 2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친한계 한지아 의원이 한 전 대표의 예비후보 등록 현장을 찾은 것을 겨냥해 장 대표가 “이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 메시지를 내면서, 한 전 대표의 개소식에 친한계 의원들이 참석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만일 친한계 의원들이 참석한다면 개소식을 기점으로 국민의힘 내부 세력 대결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부산에서 보수 결집이 이루어져야 그 흐름이 울산·경남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대구·경북, 수도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 사이의 갈등은 봉합되지 않고 있습니다. 당내 균열이 부각된다면 지지자들 또한 다시 분열되면서 보수 결집의 흐름이 끊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 이후 첫 선거는 정부 여당에 대한 평가 성격이 일반적입니다. 야당에서는 정부 여당에 대한 심판론·견제론을 들고 나오고 여당은 국정 안정론을 내세우며 이를 방어하는 구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다릅니다.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업고 ‘힘 있는 집권 여당’을 내세우며 지역 발전론으로 선거에 임했던 여당은 시간이 흐를수록 ‘야당 심판론’을 내세우는 모양새입니다.

 

‘여당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 서로 심판론을 앞세우는 가운데 보수층의 결집 여부가 선거 승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결집하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할 것입니다.